쌍용양회의 도전…시멘트업계 첫 '脫석탄 경영'

입력 2021-02-22 19:25   수정 2021-02-23 01:20


쌍용양회가 국내 시멘트업계 처음으로 ‘탈석탄 경영’을 선언했다. 시멘트 제조 연료로 유연탄 대신 폐플라스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석탄을 완전히 대체하겠다는 계획이다. ‘탄소중립’ 등 정부 목표와 보조를 맞추고 있는 시멘트업계에서 시장점유율 1위인 쌍용양회가 탈석탄을 선언하면서 유연탄 사용을 줄이려는 업체들의 시도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친환경으로 변신 선언
22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는 2030년까지 유연탄 사용량을 ‘제로(0)’로 만들기 위한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 회사는 연간 150만t가량을 사용하던 유연탄을 지난해 100만t 규모로 감축했다. 이어 2025년에 절반 수준인 50만t, 2030년에는 유연탄 사용량을 0으로 떨어뜨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쌍용양회는 이를 위해 관련 설비를 신증설하고 인프라 구축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시멘트의 주원료인 석회석 점토 규석 등을 고온에서 용융하는 연료로 주로 유연탄이 사용된다. 유연탄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자원인 데다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을 발생시켜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

쌍용양회가 내놓은 해결 방안은 폐플라스틱을 유연탄 대신 활용하는 것이다. 폐플라스틱은 시멘트를 만드는 소성로에서 열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 유연탄은 열량이 ㎏당 5000㎉지만 폐합성수지는 7500㎉로 효율도 좋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면 생산성을 높일 뿐 아니라 친환경적인 다양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2000도에 가까운 초고온의 소성공정에서는 폐플라스틱을 안전하고 완벽하게 처리해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는 유연탄 없이 폐플라스틱 폐고무 등 순환자원으로만 가동하는 시멘트 공장이 있다. 독일 시멘트업계에선 순환자원의 유연탄 대체 비율이 65%를 넘어섰다. 한국은 20%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1500~2000도의 초고온에서 원료를 가열하는 소성공정을 거치며 폐기물을 녹이기 때문에 유해물질 배출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폐플라스틱 활용, 정부 지원도 필요“
쌍용양회가 발 빠르게 탈석탄 선언에 나선 것은 다른 업체보다 한발 앞서 순환자원 시설에 과감한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쌍용양회는 2018년 말부터 강원 영월·동해 공장에 약 1000억원을 들여 친환경 생산혁신 투자 설비를 구축했다. 연간 45만t 규모 폐합성수지를 활용할 수 있는 설비를 완비하고, 최근 가동에 들어갔다.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유연탄 사용을 줄이려는 시도는 국내 다른 시멘트 업체로 확산될 전망이다. 연료비를 줄이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체제로 전환해야 하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지원 방안 및 과감한 세제 지원과 관련 법령 개정도 필요하다”고 했다.

폐플라스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도 쌍용양회의 탈석탄 선언을 반기고 있다.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사용 연한이 2025년 종료될 예정이어서 환경부와 지자체들은 대체 매립지를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쌍용양회가 주도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경북 의성 쓰레기산의 방치 폐기물을 처리했다”며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생산 방식이 시멘트업계에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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